※ 다음은 한주식 회장님이 직원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해방이후 민족적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며 수 많은 기업들이 명멸해 왔다.
어떤 기업은 오너의 창의적 자질과 시대적 필요성, 사회적인 운 등이 작용하여 성공을 거듭하여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였고, 또 어떤 기업은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서 주저앉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시류의 운이 딸리거나, 정치적 기운이 다하여 채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져 가기도 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기업들은, 그 규모의 한계에 의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미 대기업의 반열에 올랐다가 특히 우리나라 10대 대기업의 범주에 들었다가도 사라져간 기업이 30여개에 달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순위의 기업정도라면, 이미 기업의 발전 가능성이나 오너의 자질 등의 문제와는 별개로 이미 그 기업을 유지하게끔 하는 별도의 시스템이 작동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 하지 않던가. 대마불사는 비단 경제적 이유를 넘어서 사회적 파장과 정치적 문제로 인해 더욱더 신념처럼 확고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30여 기업이 10대그룹의 반열에 들었다가 사라져 갔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대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천편일률적이다. 신규아이템으로 성공한 기업은 그 아이템과 별개로 또다른 기업을 인수하여 거대한 그룹을 형성해 간다. 이윤이 발생하는 족족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씨앗자금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계열사와 부채를 엄청나게 늘려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인수한 계열사 중 몇 곳이 문제가 생겨서 자금난이 발생하면, 이는 그룹 계열사간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연대보증으로 인해 순식간에 그룹 전체의 자금난으로 번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한계에 치달았을 때, 비싸게 주고 산 계열사를 되파는 방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시점에 이르러서 그 계열사는 누구도 사길 꺼려하는 애물단지 또는 최저가에 거래되는 덤핑물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나라 대기업의 위기는 계열사 몇곳 처분하여 그룹을 되살리는 연착륙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기업이 망하는 이유 두 번째는 자체 몸집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않거나, 원자재가 상승, 인건비 상승, 판로감소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기업이 부실해지면 일단 생산할수록 손해가 되는 생산행위 자체를 축소하거나 심하면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은 그런 행위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설비 위주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수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이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생산을 유지하므로써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보다 훨씬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마치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에 의해 거대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멈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거대한 기업이 멈추는 것 자체는 또다른 차원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위에 나열한 대기업이 망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회사하고는 뚜렷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회사는 여타 대기업과 같은 확장위주의 문어발식 계열사 구조와는 다르게, 필요한 아이템에 의한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즉, 토지의 개발을 통해 건축물을 짓고, 그 건축물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에 α로부터 Ω까지 전 역량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지산그룹의 주요 자산은 건축물이 지어지는 곳, 개발에 필요한 토지, 즉 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땅은 여타 대기업의 계열사들처럼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 졌다고 헐값에 팔리는 물건이 아니다. 모든 생산과 시설의 원천인 ‘땅’은 가장 근본적인 생산의 수단이 되기에 어떠한 경우에 이른다 할지라도 그 가치가 장기적인 하락을 이루지 않는다. 시대가 지나고 인구가 늘며, 산업이 고도화 할수록 땅의 가치는 더욱더 높아질 뿐이다.
이렇듯 지산그룹은 지산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 즉 땅의 가치가 절대 하락할 수 없기에 유동성 위기 자체가 있을 수 없다. 현금성 자산인 토지가 지산그룹의 주요 자산인데 어찌 유동성 위기가 있을 수 있을까? 이는 곧 은행이 유동성을 겪는다는 말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또한 지산그룹은 매출대비 인건비의 비중이 적은 고부가가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설혹 위기에 의해 그룹을 해체해야 하는 막다른 상황이 닥친다 할지라도 재충전해서 재도약해야 할 지산의 직원을 위해 충분한 충전비용을 지급하고도 대부분의 자산을 보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나 우리 지산그룹과 같은 사업을 영위할 수만은 없다.
누군가는 이윤을 들여 기존기업을 인수할 것이고, 누군가는 대규모 인원과 막대한 설비를 통해 생산시설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 지산그룹이 한정된 파이 가운데 노른자 부위를 선점했다는 사실을 자부해야 하며, 이로 인해 튼튼한 안정된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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